커뮤니티

전화번호 및 진료시간 안내

아이사랑 칼럼

제목 청소년기 우울증
작성자 관리자
조회 1408

중학교 2학년 Y양이 부모님과 함께 진료실에 들어왔다. 아이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앉아 질문에 성의 없이 대충 대답을 하였고, 그런 아이에게 엄마는 빨리 말하라고 다그치고 아빠는 화를 내고 계셔서 부모님을 잠시 밖에 나가 계시게 하고 아이와 단둘이 마주앉자 아이는 입을 열기 시작하였다. 작년부터 자신도 모르게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많이 나고 공부에 집중이 잘 되지 않으며 친구들 중에서 자신이 제일 못생긴 것 같아 신경이 쓰여 죽겠는데, 엄마는 입만 열면 성적, 공부 이야기만 해서 엄마랑은 대화하기 싫다고 하였다. 따로 면담한 엄마이야기로는 딸 하나라서 어려서부터 애지중지 키웠고 초등학교까지만 해도 공부도 잘하고 엄마가 하라는 대로 말도 잘 듣는 착한 딸 이었는데, 중학교 들어가면서부터 공부 안하는 노는 친구들과 어울리더니 공부는 안하고 멋만 부리면서 학원도 거짓말해서 빠지고 놀다가 들켜서 핸드폰을 압수하였더니, 최근 들어서는 매사에 짜증이 많고 공부는 아예 안하면서 무기력하고 방에 틀어박혀 밖에를 안나오고 학교도 가기 싫어한다고 하였다. 아이와 부모님과의 순차적인 면담 후에 심리교육검사 및 가족화 그림검사, 부모님의 양육태도 검사 등을 실시하였더니 <청소년기 우울증> 으로 진단되어 심리상담 및 약물치료, 부모 상담을 시작하였다.

 

청소년기 우울증을 이해하려면 우선 사춘기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필요하다. 사춘기가 시작 되었다는 신호는 얌전하던 아이가 갑자기 말을 잘 안 듣고 비판적이 되며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는 등의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자기중심적이면서도 비판적이고 때로는 무작정 친구를 따라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몸은 어른처럼 커졌지만 뇌의 성장(특히 전두엽)은 아직 미성숙한 단계라서 충동조절이 잘 안 되서 사고를 치기도 한다. 또래와의 소속감과 연대감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 그룹 안에 끼지 못했을 때 심한 좌절을 느끼기도 한다. 신체변화, 감정 및 심리변화, 가치관의 변화, 호르몬 변화 등 변화무쌍한 시기인 만큼 사춘기 우울증도 흔히 보이는데 성인 우울증과는 다르게 가면을 쓴 우울증(가면성 우울증)으로 감춰져서 나타난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많고 심한 분노와 변덕을 부리거나, 매사에 무기력하고 즐거움이 없으며 혼자 있으려고 하고 잠을 많이 자거나 폭식을 하기도 하며, 자아존중감과 자신감이 저하 되서 뭐든지 못한다고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면 우울증을 의심해보고 가까운 전문가의 도움을 빨리 청해야 한다.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는 이제 더 이상 품안에서 고분고분했던 예전의 귀여운 내 아이가 아니다. 부모도 새로운 방식으로 아이를 대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내 아이에 대해 연구하고 관찰해야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누구인지?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인지? 쉬는 시간에는 누구랑 노는지? 그것에 만족하는지 ...등등, 학교 성적이나 학원 스케줄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우리아이의 관심사, 고민, 정서, 변화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도 인격을 가진 존재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 한계 내에서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어야 한다. 사소한 것에서 힘 빼지 말고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니면 아이가 선택하게 하자. 나이에 맞는 자율성을 주어야 책임감도 생기고 마마보이도 안 된다. 본인이 선택한 학원이어야 힘들어도 참고 다니지 않겠는가? 하지만 너무 민주적으로 자유를 주어도 곤란하다. 적절하고도 합리적인 한계와 규칙은 필수 이다. 부모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양육자, 멘토, 동반자 역할을 균등하게 해야 한다. , 카운슬러형 보다는 코치형 부모가 되어야 한다. 아이가 힘들다고 짜증이나 분노 폭발을 할 때 감정은 받아주되 행동은 제한해야 한다. 같이 화내고 매를 드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크다. 아이와 대화할 때 꼭 피해야 하는 것은 갑자기 문제를 제기 하거나 반복적인 잔소리, 설교, 말 싸움은 피해야 한다. 백번 맞는 말을 해도 설교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이는 귀를 닫아 버린다.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되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자. 아이가 부모와 같이 있는 시간이 즐거워지면 마음을 열게 되어 있다. 그리고 부모 스스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이도 보고 배우게 된다. 사춘기는 정말 힘든 시기이지만 부모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같이 노력하면 어느 날 훌쩍 멋진 어른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부모 노릇 참 어렵다.